<시리즈1> '다 아는 내용인데.....' 수학문제가 안 풀리는 진짜 이유(1)

*카테고리는 <고등수학>으로 분류되어있지만, 모든 교과과정 범위 내의 수학학습에 적용할 수 있는 팁입니다.

저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더 열심히 공부하도록 동기부여해주는 일에 큰 만족감을 얻습니다.

그런데, 제게 이만큼 즐거운 또 한가지는 많은 학생들을 관찰해 그들이 왜 공부를 잘 하는지 혹은 왜 못 하는지를 밝혀내는 작업인데요.

영재고등학교 재학 당시부터 서울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지금까지도 늘 주변의 친구들을 관찰하고 분석(?)해서 공부의 노하우와 스킬을 모방하고 제 것으로 만드는 데에 뛰어났습니다.

그리고 대학에 와서 다양한 성향/성적대의 10대 학생들을 본격적으로 가르치기 시작하면서는 '왜 공부를 못 하는가'에 대한 답도 조금은 얻을 수 있었습니다.

과학자 만화 일러스트 레이 션, 아이가 돋보기를 걸립니다, 유리, 와인 ...

요즘의 10대 학생들부터 과거 학력고사 시절의 뛰어난 수험생들에 이르기까지, 지금껏 직접 '공부'에 대해 많은 수의 표본을 관찰하고 연구하며 제가 발견해낸 것들을 여러분들과 이번 시리즈를 통해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특히 많은 학생들을 가르치며 관찰하고 분석한 결과, 수학문제풀이에서 발생하는 오답의 원인을 주제로 첫 번째 시리즈를 구성해 보겠습니다. 


수학문제가 안 풀리는 첫 번째 이유는 '계산실수'입니다. 단순히 오답으로 종결될 때도 있지만 계산과정 중의 실수는 영원한 난제의 길로 여러분을 인도합니다. 

초등수학에서 중등수학으로, 중등수학에서 고등수학으로 넘어갈수록 계산실수의 빈도는 더 잦아집니다. 개념요소가 추가됨에 따라 긴 호흡을 필요로 하는 문제가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오락가락 교육정책 탓에…" 길 잃은 진로교사들

계산실수 발생도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어집니다. 첫 번째, 속칭 '양치기'로 비교적 쉽게 해결이 가능한 '초행지에서 길 잃은 사람' 유형입니다.

처음 가 보는 여행지에서 지도를 보고 대충 위치를 파악해도 실제로 발걸음을 옮길 때 길을 잘못 들기도 하는 것처럼, 낯선 유형을 만나면 풀이법을 성공적으로 발견해내더라도 계산에서 꼬일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익숙치 않아서 그렇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고의 흐름과 그에 따른 행동패턴이 아직 체화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한번에 고려해야 하는 것들이 일정한 체계를 이루지 못한 상황이라서 실수가 잦게 발생합니다.

그러나 낯선 문제라고 해서 그것이 곧 어려운 문제와 동등한 것은 아닙니다. 낯선 것은 반복하면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면 더 이상 실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케세라세라 이런 뜻이었군요! : 네이버 블로그

두 번째 유형은 '케세라세라' 유형입니다. '케세라세라(Que sera sera'는 '될 대로 되라'라는 뜻의 스페인어인데요, '뭐가 되든지 될 것이다' 정도로 의역할 수 있겠습니다.

이 유형의 학생들은 본인들이 구하고 있는 답이 실제 문제의 정답과 맞아 떨어질지, 혹은 그렇지 않을지가 운명에 달려 있다고 여기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말인즉슨, 문제를 풀다가 어느 시점부터 그냥 물 흘러가듯 마인드맵처럼 구조 없이 사고하기 시작하고 손에 잡히는 대로 이 계산 저 계산을 이곳저곳에 무질서하게 써 가면서 흐름을 붕괴시키는 것입니다. 애초에 완벽히 답을 구해서 맞추고자 하는 의지가 없습니다.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연산과 계산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그를 통해 무얼 얻고자 하는 것인지를 고려하지 않고, 계산상의 실수가 존재하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운에 맡기며 '대충' 풀어내기 시작하는 경우입니다. 생각보다 이런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수학공부를 많이 하는데도 자꾸 성적이 안 오른다면 스스로가 이런 '운명론적' 이고 '근거 없는' 믿음을 바탕으로 본인이 풀어내는 수학 문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해 온것은 아닌지 반드시 돌이켜보기를 추천드립니다. 스스로 의지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에도 사실은 그 형체가 불명확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어차피 나는 수학은 공부도 많이 안 했고, 선행도 많이 안 했고, 한 문제라도 더 맞추면 그것만으로도 진짜 이득 보는거야'라는 생각, 케세라세라 유형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위험한 사고입니다.

운에 맡기지 마세요. 운에 맡기지 말고, 모든 풀이의 한 단계 한 단계에 본인이 명확하게 근거를 댈 수 있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하세요.


자신이 실수하는 이유와 문제를 못 푸는 이유, 성적이 오르지 않는 이유를 아는 것이 개선의 첫 번째 단계입니다.

다음 주제는 <애매하게 개념없음 형>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그렇다면 안 풀리는 수학문제를 풀 수 있게 되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임예제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과학영재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서울대학교에 재학 중인 임예제라고 합니다. 저는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이미 알던 것들에 대해 더 깊이 알아가는 공부 자체를 진심으로 너무 너무 좋아해요. 공부와 배움이 주는 짜릿한 자극의 즐거움을 학생과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D 또 자기 자신만의 특별한 공부습관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진심을 다해서 돕고 싶어요. 동시에 끊임없이 내가 해야 할 것들을 찾고 하고픈 것들을 찾을 수 있는 에너지와 열정을 전해 주고 싶습니다!